남성형 탈모 AGA라는 말을 떠올린 건 사진첩에서 1년 전 증명사진을 찾다가 최근 셀카와 번갈아 본 순간일 수 있습니다. 예전 사진을 확대해 보니 관자놀이 쪽에는 잔머리가 제법 남아 있는데, 최근 사진에서는 이마 양옆이 조금 더 드러나 보입니다. 정수리 사진도 찾아보지만 찍은 각도와 조명이 제각각이라 정말 머리숱이 줄었는지 금방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AGA는 안드로겐성 탈모를 뜻하는 androgenetic alopecia의 약자입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모낭이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작아지고, 굵었던 모발이 가늘고 짧아지는 형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남성에서는 이마선이 뒤로 물러나거나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Contents
예전 사진을 봤다면 빠진 개수보다 머리 모양부터 비교해 보세요
GRAPH_1 | 남성형 탈모 AGA 상태 체크
두피 상태 관리을 중심으로 현재 상태를 나누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GRAPH_5 | 남성형 탈모 AGA 개선 순서도
두피 상태 관리과 관련된 현재 상태 확인
세정, 영양, 제품을 필요한 만큼 조절
가려움, 건조, 열감 확인
2~4주 단위로 변화 기록
샤워할 때 배수구에 모인 머리카락만 세어서는 AGA인지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날 머리를 감은 간격이나 머리 길이에 따라 빠져 보이는 양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앞머리가 전보다 가늘어졌는지, 관자놀이 쪽 선이 서서히 올라가는지, 정수리에서 두피가 비치는 범위가 넓어지는지를 몇 달 간격으로 보는 쪽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머리를 손질하는데 앞머리가 예전처럼 세워지지 않고 짧고 가는 모발이 자꾸 내려온다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합니다. 반면 며칠 사이 머리 전체에서 갑자기 많이 빠지기 시작했거나 동전 모양으로 비는 곳이 생겼다면 남성형 탈모 AGA만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심한 다이어트나 질환 뒤에 빠지는 경우처럼 탈모에는 다른 원인도 있기 때문입니다.
| 눈에 띄는 변화 | AGA에서 흔히 보는 모습 | 다른 원인도 살펴볼 상황 |
|---|---|---|
| 앞머리선 | 관자놀이 쪽이 서서히 뒤로 물러남 | 짧은 기간에 넓은 범위가 갑자기 빠짐 |
| 정수리 | 모발이 가늘어지며 두피가 더 보임 | 둥글고 경계가 뚜렷한 빈 곳이 생김 |
| 빠지는 양 | 서서히 진행하며 굵기 변화가 동반됨 | 질환이나 심한 체중 감량 뒤 갑자기 늘어남 |
| 두피 상태 | 뚜렷한 염증 없이 진행되기도 함 | 통증·진물·심한 붉음·흉터가 함께 나타남 |
DHT는 왜 남성형 탈모에서 자꾸 언급될까요?
DHT는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의 작용을 거쳐 만들어지는 안드로겐 호르몬입니다.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기 쉬운 두피 모낭에서는 DHT가 모낭의 미세화와 연관됩니다. 이 때문에 남성형 탈모 치료에서 DHT를 줄이는 약이 사용됩니다.
다만 혈액검사에서 DHT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사실 하나로 탈모 정도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평소 남성호르몬 수치가 특별히 높지 않은 사람도 가족력이 있고 전형적인 모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는 이유만으로 DHT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해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양을 줄이는 약입니다. FDA의 프로페시아 허가자료에는 피나스테리드 1mg이 남성형 탈모 치료에 사용되며, 제2형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이 설명돼 있습니다.
약을 시작하고 거울을 자주 볼수록 오히려 조급해질 수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를 먹기 시작한 지 2주쯤 지나 거울 앞에서 정수리를 들여다봐도 눈으로 느낄 만큼 달라지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NHS는 탈모 목적으로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할 때 개선을 느끼기까지 대략 3~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미국피부과학회도 피나스테리드의 반응은 짧은 기간이 아니라 몇 달에 걸쳐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하루 빠진 머리카락 수나 일주일 전 사진에 지나치게 흔들리면 약의 반응을 오히려 알아보기 어려워집니다. 머리를 자른 직후에는 정수리가 평소보다 휑해 보이고, 젖은 머리는 가닥이 뭉쳐 두피가 훨씬 많이 드러납니다. 드라이 방향만 바뀌어도 사진 속 머리숱은 제법 달라 보입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은 역할이 다릅니다
탈모관리 상담을 받다 보면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이름을 함께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DHT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약이고, 미녹시딜은 두피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남성형 탈모 치료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피부과학회는 두 약을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는 치료 선택지로 각각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쓴다고 무조건 더 빨리 좋아진다고 받아들이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녹시딜까지 임의로 시작했는데 두피가 가렵고 붉어졌다면 어느 변화가 어떤 제품과 관련됐는지 설명하기가 복잡해집니다. 기존에 먹는 약이 있거나 두피 질환이 있다면 진료 때 함께 말하고 치료 방법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치료 반응을 빨리 보고 싶어 피나스테리드 복용량을 임의로 늘리는 방법도 피해야 합니다. 남성형 탈모용 프로페시아 허가 용량은 1일 1mg입니다. 더 많이 복용한다고 머리카락이 그만큼 빨리 자라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약을 먹은 뒤 달라진 몸 상태도 같이 적어 두세요
머리 사진만 남기다 보면 몸에서 생긴 변화는 지나치기 쉽습니다. 피나스테리드 복용 중에는 성욕 감소나 발기 문제 같은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이 보고돼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안전성서한에서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는 피나스테리드 1mg 제제와 관련해 투약을 중단한 뒤에도 일부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이 지속됐다는 해외 시판 후 사례를 안내했습니다.
NHS는 성기능 관련 부작용과 함께 드물게 기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한 뒤 이전과 다른 증상이 느껴진다면 혼자 용량을 바꾸거나 다른 탈모약으로 교체하기보다 처방한 의료진에게 현재 상태를 이야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PSA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NHS는 피나스테리드가 PSA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탈모관리 기록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피나스테리드 복용이나 미녹시딜 도포를 시작한 날짜
- 한 달 정도 간격을 두고 찍은 앞머리와 정수리 사진
- 약을 쉬었거나 복용을 빠뜨린 기간
- 두피 가려움·붉음·각질처럼 새로 생긴 변화
- 약을 시작한 뒤 느낀 성기능이나 기분 변화
사진은 자주 찍기보다 비교할 수 있게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남성형 탈모 AGA 치료를 시작했다면 매일 정수리를 찍을 이유는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머리가 마른 상태에서 비슷한 조명과 각도로 앞머리와 정수리를 찍어 두면 이전 사진과 비교하기가 수월합니다. 한 장은 창가에서, 다음 장은 어두운 욕실에서 찍는 식이면 실제 변화보다 빛 차이가 더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사진을 남기는 목적도 매번 숱이 늘었는지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처음 상태와 몇 달 뒤 모습을 비교하기 위해서입니다. 탈모관리 중에는 ‘오늘 덜 빠졌다’는 느낌보다 앞머리 굵기나 정수리 노출이 장기간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는 편이 치료 경과를 이해하기 좋습니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빠진다면 진료 때 그대로 보여 주세요
AGA는 보통 서서히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몇 주 사이 머리 전체에서 눈에 띄게 많이 빠지거나, 눈썹이나 수염까지 함께 빠지고, 두피에 통증·진물·심한 붉음이 나타난다면 전형적인 남성형 탈모 모습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형으로 뚜렷하게 비는 곳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터넷에서 본 탈모약을 하나씩 더해 보기보다 언제부터 어떻게 빠졌는지 진료 때 설명하는 게 낫습니다. 최근 체중을 크게 줄였는지, 고열을 앓았는지,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 있는지도 같이 말하면 원인을 살펴보는 데 참고가 됩니다.
용어 설명
AGA: androgenetic alopecia의 약자로, 유전적 요인과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탈모를 말합니다.
DHT: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약자로, 테스토스테론에서 만들어지는 안드로겐 호르몬입니다.
5알파환원효소: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입니다.
모낭 미세화: 굵은 모발을 만들던 모낭이 점차 작아지면서 더 가늘고 짧은 모발이 자라는 변화를 말합니다.
남성형 탈모 AGA 치료에서 반응을 높인다는 것은 DHT를 최대한 낮추거나 약의 양을 늘린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탈모 원인을 제대로 살피고, 처방받은 방법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몇 달 간격으로 변화를 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약을 먹은 뒤 달라진 몸 상태도 기록해 두면 다음 진료에서 이야기하기 편합니다. 하루 빠진 머리카락 수에 매달리기보다 앞머리와 정수리가 몇 달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는 것이 탈모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는 건강 관리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 개인의 건강 상태,복용 중인 약,검진 결과,생활습관에 따라 관리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수치가 높게 유지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 보세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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