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쓸 돈을 메모장에 적어보니 관리비와 식비, 보험료를 합쳐 매달 250만 원이 나옵니다. 증권사 앱에는 ETF 평가금액 7억 원이 찍혀 있습니다. 계산기에 7억 원의 4%를 입력하면 연 2,800만 원, 한 달로 나누면 약 233만 원입니다.
17만 원만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다음 칸에서 손이 멈춥니다. 국민연금은 몇 년 뒤부터 들어오고, 그전까지는 ETF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첫해에 주가가 내려가면 매달 몇 주를 팔아야 하는지도 적어보지 않았습니다. 계산기에는 233만 원만 남아 있지만 계좌에서는 매도 수량과 남은 평가금액이 함께 움직입니다.
Contents
은퇴 첫해 가격이 내려가면 매도 수량부터 늘어난다
GRAPH_1 | ETF 은퇴 생활비 4% 룰 핵심 변수 점검
ETF 은퇴 생활비 4% 룰는 절세와 장기 복리을 중심으로 보되, 아래 변수들이 함께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GRAPH_5 | ETF 은퇴 생활비 4% 룰 판단 순서도
절세와 장기 복리이 내 투자 목적과 맞는지 확인
보유 종목과 업종 분산을 점검
총보수와 거래비용을 비교
장기 유지 가능성을 점검
7억 원에서 연 2,800만 원을 꺼내기로 했는데 은퇴 직후 평가금액이 5억 6,000만 원으로 내려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처음 계산한 2,800만 원은 이제 남은 자산의 5%입니다. 생활비는 그대로인데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비율은 커졌습니다.
ETF 한 주 가격이 10만 원일 때 월 230만 원을 마련하려면 약 23주를 팔면 됩니다. 가격이 8만 원으로 내려오면 같은 생활비를 위해 약 29주를 팔아야 합니다. 이후 가격이 회복돼도 먼저 팔아버린 6주는 계좌에 없습니다.
은퇴 초반 하락장이 부담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몇 년 뒤에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보유 수량을 많이 줄였다면 회복 때 올라가는 평가금액도 달라집니다. 같은 평균 수익률을 기록해도 어느 시기에 하락했는지에 따라 은퇴 계좌의 결과가 크게 벌어집니다.
4%는 올해 평가금액에 매번 다시 곱하는 숫자가 아니다
4% 룰을 현재 평가금액의 4%만 매년 꺼내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이 5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면 인출액도 연 2,000만 원에서 1,600만 원으로 낮추는 계산입니다. 이렇게 운영하면 자산이 줄었을 때 생활비도 바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관리비와 보험료, 식비가 ETF 가격을 따라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연 2,000만 원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시장이 내려갔다는 이유로 다음 해 생활비를 400만 원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4% 방식은 은퇴를 시작할 때 첫해 인출액을 정한 뒤 이후 생활비 변화를 반영하는 구상입니다. 그렇다고 매년 같은 금액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은퇴 기간이 길거나 주식형 ETF 비중이 높고, 시장이 내려간 해에도 지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처음 잡은 금액을 다시 계산해야 할 때가 옵니다.
분배금 알림만으로 생활비가 채워지지 않는 달
월분배 ETF에서 100만 원이 입금됐는데 생활비로 200만 원이 나간다면 나머지 100만 원은 다른 소득이나 ETF 매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분배율이 연 4%라고 적혀 있어도 매달 같은 금액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며, 실제 통장에는 세금을 뺀 금액이 찍힙니다.
분배금이 들어온 다음 날 평가금액이 줄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금액만 따로 보면 현금흐름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받은 분배금과 ETF 가격 변화를 함께 열어보면 계좌 전체 금액은 오히려 내려가기도 합니다.
ETF 은퇴 생활비 4% 룰에서 말하는 인출액은 분배금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자와 분배금, 현금성 자산에서 꺼낸 돈, ETF 매도액을 모두 합쳐 한 해에 생활비로 사용한 금액을 적어야 합니다. 분배금만 세다가 연말에 매도액을 합쳐보면 처음 잡은 4%를 넘긴 경우가 나옵니다.
월 생활비의 25배를 계산한 뒤 빠진 돈을 찾는다
연간 생활비를 4%로 나누면 생활비의 25배가 나옵니다. 월 200만 원은 연 2,400만 원이므로 6억 원, 월 250만 원은 연 3,000만 원이므로 7억 5,000만 원입니다. 월 300만 원이라면 9억 원입니다.
자산 규모별 첫해 인출액 예시
ETF 평가금액 3억 원의 4%는 연 1,200만 원으로 월평균 100만 원입니다. 5억 원은 연 2,000만 원으로 월평균 약 167만 원, 7억 5,000만 원은 연 3,000만 원으로 월평균 250만 원입니다.
세금과 거래비용을 빼기 전의 단순 계산입니다. 이 금액을 매년 계속 꺼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숫자에 자동차 교체비, 치과 치료비, 자녀 지원금, 주택 수선비는 들어 있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월 생활비가 250만 원이어도 5년 뒤 자동차를 바꾸는 데 2,000만 원을 쓸 예정이라면 그 돈은 따로 적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이 들어오기 전의 공백도 빼놓기 쉽습니다. 은퇴 직후 3년 동안은 매달 250만 원을 전부 ETF 계좌에서 꺼내고, 연금 수령 뒤에는 월 120만 원만 보충한다면 두 기간의 인출액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30년 내내 월 250만 원을 꺼내는 계산과는 결과가 다릅니다.
연금을 빼고 ETF에서 꺼낼 금액부터 적어본다
월 생활비가 280만 원이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월 100만 원이 들어온다면 ETF에서 마련할 금액은 월 180만 원입니다. 연간으로는 2,160만 원이며, 4%로 단순 환산하면 5억 4,000만 원입니다.
다만 연금이 3년 뒤부터 시작된다면 앞의 3년은 월 280만 원 전액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 필요한 생활비는 1억 원이 넘습니다. 은퇴 자산 5억 4,000만 원만 보고 매수를 끝냈다면 연금 수령 전 현금이 부족해 ETF를 예상보다 빨리 팔게 됩니다.
보유 ETF의 구성도 함께 열어봅니다. 국내 상장 ETF는 한국거래소 정보에서 기초지수, 구성 종목, 순자산, 추적오차율과 괴리율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름이 다른 ETF를 여러 개 담았어도 상위 종목이 반복되면 시장이 내려갈 때 평가금액이 한꺼번에 줄어듭니다.
4% 룰 생활비 계산 테스트
- 월 생활비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정기소득을 뺀다.
- 병원비, 자동차 교체비, 집 수리비를 연간 금액으로 나눠 더한다.
- 연금이 시작되기 전까지 ETF에서 꺼낼 총액을 따로 적는다.
- ETF 가격이 20% 내려갔을 때 한 달에 팔아야 할 수량을 계산한다.
네 항목 가운데 금액을 적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4%를 목표 자산에 바로 곱하기 전에 생활비 계획부터 다시 써보세요. 투자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 참고용 계산입니다.
하락장에는 어떤 지출부터 미룰지 미리 적어둔다
관리비와 식비, 보험료처럼 매달 나가는 돈은 시장이 내려갔다고 바로 줄이기 어렵습니다. 반면 여행비와 취미비, 자동차 교체 시기처럼 미룰 수 있는 지출도 있습니다. 평가금액이 크게 줄었을 때 어느 항목을 미룰지 정해두면 급하게 ETF를 많이 파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비 몇 개월분을 현금성 자산으로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ETF 가격이 크게 내려온 달에는 현금에서 생활비를 꺼내고, 시장이 오른 뒤 현금 잔액을 다시 채우는 방식입니다. 현금을 너무 많이 보유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몇 개월치를 둘지는 월 지출과 연금 수령 시점에 맞춰 정합니다.
ETF 은퇴 생활비 4% 룰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월 생활비에 25를 곱하는 계산에서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연금이 들어오기 전 필요한 금액을 더하고, 비정기 지출을 따로 빼두고, ETF 가격이 내려갔을 때 팔아야 할 수량까지 적어봐야 합니다. 그 계산에서도 월 인출액을 감당할 수 있을 때 4% 룰이 은퇴 생활비 계획으로 이어집니다.
※ 본 콘텐츠는 투자 정보 제공을 위한 참고 자료입니다.
※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ETF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스스로 판단해 주세요.
Pexels 이미지 검색어: retirement budget calculator, ETF account balance, dividend notification smartphone, retirement cash flow planning, asset allocation notebook
참고자료: 복지로 청년월세지원 안내